첫 번째, 부동산 투자 기록 보관소

재개발, 재건축

은평구 녹번역 역세권 시프트 추진준비구역

Blue Box 2020. 7. 26.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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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불광동 쪽에 업무차 들렸는데요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나 근처에 어디 들려볼 곳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최근 녹번역 주변으로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 기억나서 급히 검색을 해보았더니 녹번역 주변에서는 역세권 시프트를 추진하고 불광역 남측으로는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두 곳이 멀지 않아 가능하면 다 돌아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재개발 추진구역은 다음에 들리기로 하고 선약이 있던 친구와 녹번역 역세권 시프트 추진 구역만 돌아봤습니다.

 

 

 

 

 


먼저 역세권 시프트를 추진하고 있는 구역은 3호선 녹번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한 곳입니다. 은평초등학교 바로 북측에 있는 곳이죠. 구역에서 도로 기준 맞은편 동쪽으로는 이미 재개발이 완료된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고 구역 뒤편이라고 볼 수 있는 서쪽에는 녹번동 근린공원이 있는데 이곳이 약간 산 같은 곳이어서 공원과 인접한 해당 구역도 경사도가 꽤 있었습니다.



구역을 둘러보고 공원에 올라갔더니 도심에서 느끼기 힘든 숲 속의 향기가 가득하고 더위를 식혀주는 싱그러운 공기를 만날 수 있어 매우 반가웠습니다. 친구와 대략 10분 정도 벤치에 앉아있었는데 근처 거주하시는 거로 짐작되는 어르신들이 운동 삼아 많이 지나가시더군요.



추진 동의서를 받고 있다는 부동산이 있어 매물 정보도 얻고 구역 이야기도 들을 겸 한번 들려 봤습니다. 부동산 사장님께서 꽤 친절하게 상담해주셨는 데요 들려주신 이야기를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해당 구역은 조합원 수 약 620명 정도 되며 부동산에서 추진을 위한 동의서를 임시로 받고는 있는데 주민설명회를 아직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조합원이 모일만한 장소를 대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네요. 어느 정도 잠잠해지면 정식으로 주민설명회를 하고 동의서를 적극적으로 받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지금보다 조금 넓은 면적을 재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재개발이라는 절차가 주민들이 하고 싶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속도를 올릴 수 있는 역세권 시프트로 변경하여 추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유자들이 사업 추진 의사 동의서를 걷어 구청에 접수할 수는 있지만 재개발 정비사업이란 것이 의사만 있다고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이하 도정법)을 근거로 노후도, 접도율, 과소필지, 호수밀도 등의 평가를 거쳐 서울시에서 정비구역 지정부터 해주어야 진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추진위 설립이 가능한데요.



이 과정만 해도 수년의 세월입니다. 거기다가 정비구역 지정이란 것이 아무 때나 하는 것은 아니고 정비사업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과 기준을 제시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10년을 주기로 수립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2020년 말을 목표로 '2030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이미 변경안까지 나온 상황으로 알고 있고 부동산 사장님도 언급하셨듯이 재개발하고 싶다는 동의서를 걷어 제출해봤자 매우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 뻔하기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사업방식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먼저 역세권 시프트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요. 아래의 그림을 참고 해주세요. 


 

 



설명해 드리자면 역세권 500m 내에 위치하고 있는 토지에 용도지역을 상향시켜 용적률 400~500%가 가능하도록 고밀도 개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인센티브 받은 용적률의 50%는 임대주택(장기전세)을 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역세권 시프트 방식의 개발사업입니다.

 

 

일반적인 재개발사업이 보통 제2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250% 용적률인 것을 고려하면 400~500%라는 용적률은 준공업지역과 준주거지역으로 상향시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큰 인센티브입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서울시가 조합원들에게 역 근처에 가지고 있는 좋은 땅을 더 좋게 해줄 테니 혜택받은 것 중에 반은 서울시에 원가로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한창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공공재개발과 비슷한 부분이 있죠?

 

 

조합원은 용적률 높은 땅을 갖게 되는 것이어서 일반분양이 늘어나니 사업성이 좋아질 수 있고 서울시는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 비싼 땅에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으므로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하니 해당 조합원들이 손익을 따져보고 괜찮다면 가능한 거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조합원들 관점에서야 역세권 좋은 땅의 수익을 오롯이 갖고 싶겠지만 여건상 자체적으로 진행이 힘들다면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시기에 따라서 괜찮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역세권 땅이라 아깝긴 하겠지만요.

 

 

그래서 모두 같은 마음은 아닐 겁니다. 굳이 그곳에서 대지 넓은 단독주택에 잘살고 있는 분들과 도로변 수익이 잘 나오는 상가의 건물주, 수익에 별 관심 없는 종교시설 입장에서는 반대할 수도 있고 무엇이 이득이 될지 판단하는 기준도 각자 다를 겁니다. 그에 비해 오래된 빌라에 거주하는 분들은 비교적 긍정적일 확률이 높겠죠.

 

 

아직 역세권 시프트 개발사업은 보편적으로 추진했던 방식도 아닌 데다가 임대주택을 많이 넣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보니 생소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택공급의 방향으로 서울시가 몇 년간 보여준 입장은 일반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에 호의적이지 않고 역세권 주변 공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세권 시프트 방식을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역세권 공급방식 중 하나인 역세권 청년주택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요. (그런데 최근 서울시의 태도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보기 곤란한 것이 서울의 역세권 토지 가치는 매우 높으므로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쉽게 진행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해제된 많은 재개발 구역들이 바로 역세권에 위치한 곳들이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뿐 아니라 아파트가 될 재개발 구역들의 프리미엄도 큰 폭으로 상승하다 보니 아직 이런 곳들의 프리미엄이 비교적 작아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소문이 돌다 보니 벌써 매물들이 감춘듯한데 투자로 접근하더라도 너무 이른 타이밍에 무리한 금액으로 베팅하는 것은 위험이 크니 신중해야 합니다.

 

 

오늘 내용과 관련해서 제가 올렸던 지난 글을 링크 할테니 읽어보시면 조금 더 도움이 되실 겁니다.

2020/03/05 - [모르는 것 보다 낫다] - 주거지?상업지? 용도지역이란

2020/03/11 - [모르는 것 보다 낫다] - 용도지역 한 걸음 더

2020/03/20 - [모르는 것 보다 낫다] - 건폐율과 용적률

2020/05/10 - [소규모 정비사업] - 합정역 서교동 효성해링턴타워 역세권 청년주택

 

 

그럼 구역 내 사진 몇 장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친구랑 수다 떨면서 다니다 보니 딸랑 두 장 밖에 없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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