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로주택 정비사업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을 근거로 진행하는 정비사업입니다. 법률적인 부분을 이야기 안 할 수 없지만 너무 자세히 다루면 처음 듣는 분들은 머리가 아플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로주택 정비사업이란 대략 이렇게 진행되는구나, 현재 시장 분위기 이렇구나! 정도로 간략하게 다루도록 할게요.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일종의 소규모 재개발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재개발이긴 한데 소규모이기 때문에 구역 면적과 층수가 낮지만 절차를 상당 부분 완화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 시킬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요즘 대단지 신축 아파트처럼 엄청나게 크고 멋지진 않지만 어느 정도 괜찮은 신축 아파트를 빠르게 지을 수 있는 정비사업인 것이죠. 재개발과 비교해 장단점이 명확해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기본적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 추진 절차를 따르지만 정비계획수립 및 구역지정, 추진위원회승인 같은 절차가 생략되어 정비 사업을 바로 시작 할 수 있어 시간이 단축됩니다. 아래의 표를 봐주세요.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대상지 면적은 1만㎡ 미만으로 한정하며 구역의 4면이 도로를 접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비 4m를 초과하는 도로가 구역을 가로질러 통과하면 안 됩니다. 노후건축물의 수는 2/3 이상이 되어야 하며 구역 내 20세대 이상 있어야 합니다.
단, 공공성을 확보하고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대상지 면적을 2만㎡로 확대할 수 있고 층수도 7층에서 15층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일단 요건을 갖추었다면 조합설립 전에 건축계획과 사업성 분석이 필요한데요. 토지 등 소유자 10% 이상이 자치구나 SH공사에서 진행하는 사업성 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조합원 자체적으로 발주해도 됩니다.
그런 후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해 토지 등 소유자 80% 이상 및 토지면적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재개발 정비사업이 토지 등 소유자 75%와 토지면적 1/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것에 비하면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나면 시공사를 선정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조합원 분양 신청을 하고 이주 및 철거를 하게 됩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에서는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단계가 분리되어 있지만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동시에 진행되므로 여기서 한 번 더 사업 기간이 단축됩니다.
철거가 완료되었다면 착공을 시작하고 일반분양을 거쳐 준공 후 입주, 조합해산까지 하게 되는 사업으로 일반 정비사업의 진행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경우 일련의 절차를 모두 거치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해도 최소 약 8~10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약 3~4년 정도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시간 단축에 대해 강조 하는 이유는 정비사업에서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입니다. 조합이 설립되고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급여 및 각종 운영비가 필요하며 이후 조합원 이주까지 진행된다면 이주비와 이주촉진비를 지급해야 하는 등 막대한 금융비용이 발생합니다.
시간이 지체되면 금융비용은 증가하게 되고 이 모든 비용은 나중에 정비사업이 마무리된 후 조합원들이 갚아야 할 빚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곧 돈이 되는 것이고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돈을 버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면에서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재개발과 비슷하지만 절차 중 몇 단계가 생략되고 공공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조합원의 수도 적어 분쟁 요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업 기간을 단축 시킬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지출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큰 사업입니다.
그러나 장점과 비교하면 단점도 명확합니다. 그중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규모입니다. 서울시는 2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가로주택 정비구역 건축물의 높이를 15층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공공성을 확보했을 때 가능하고 재개발 구역과 비교하면 면적이 작으므로 세대수가 적어 말 그대로 소규모 아파트가 됩니다. 지자체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이 정도 규모입니다.
요즘 대단지 신축 아파트에서 주목받는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가로주택 정비사업에서는 최소화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대지 면적이 작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동 간 거리를 여유롭게 설계하기 힘든 사업장이 많을 것이며 이는 실거주의 쾌적함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지어진 가로주택은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분위기가 달라져서 1군 건설사에서도 관심을 보이며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조감도만 보더라도 과거보다는 훨씬 멋진 모습을 갖추고 있더군요.
실력이 검증된 1군 건설사가 본격적으로 참여한다면 생각보다 멋진 모습의 결과물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개발이 해제된 곳들 중심으로 연접 방식의 가로주택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연접한 가로주택 구역을 하나의 시공사가 맡게 된다면 대단지 느낌이 나는 곳으로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만약 정부가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인한 주택 공급을 원하지 않고 가로주택 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 방식의 주택 공급을 방향으로 잡았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이고 완화된 규정의 가이드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가로주택 정비사업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해봤는데요. 나중에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담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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