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요즘 부동산 시장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그냥 일기장처럼 흔적 남기기 포스팅을 합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날씨만큼이나 많이 추운 것 같습니다.
지난달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가 있었죠. 잠시긴 했으나 무려 전세자금대출까지 규제하는 강수를 뒀었는데요. 잘잘못을 떠나 규제가 갑자기 강하게 들어오다 보니 여기저기서 대혼란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실수요자들과 전셋집을 얻어야 하는 서민들까지 피해를 보았으니까요. 금융당국도 일부러 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간혹 신고가를 기록하긴 했어도 이미 지난 수개월간 시장이 호황은 아니었죠. 거래가 막 잘 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매매가가 빠지는 것도 아닌. 확실히 수요는 살아 있지만 뭔가 한방을 노리는 것 같이 팽팽하게 눈치싸움을 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아! 재개발이나 GTX 같이 대형 호재가 있던 지역은 분위기가 뜨겁긴 했습니다. 지방에 공주가 1억 이하 아파트 러쉬, 초초초초기 재개발 러쉬도 핫하긴 했군요. 적고 보니 핫한 곳도 많았네요ㅎㅎ
아무튼 이랬던 시장이 추석 이후 다시 반등을 하나 싶다가 기가 막힌 타이밍에 규제가 나오면서 냉각 상태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노린 건가....) 몇 달만에 급등한 곳들은 그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하며 1-2억을 낮춰야만 거래가 되는 곳도 있었고 거래가 멈췄거나(매도-매수 눈치싸움이죠) 꼭 팔아야 하는 분들은 급매로 약 10% 정도는 낮춰야 거래가 되는 곳들도 상당수 보였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도저히 부동산이 내려갈 이유가 없음에 주목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는 시점인 추석 이후를 반등 시점으로 주목했을 겁니다. 그래서 이때 이후로 매도 타이밍을 미룬 사람도 있을 텐데 특히 급매로 꼭 던져야 하는 분들은 큰 손해를 본 것 같아요. 물론 안 팔면 손해는 아니지만요.
근데 생각해보면 대출규제방안은 사실 지난 4월에 나왔었습니다. 저도 그때 봤었고요. 근데 왜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저는 이번 상황을 보면서 왜 대출규제를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사실 어느 정도는 필요하긴 하죠) 보다 왜 4월에 이미 예고되었던 규제방안을 변수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당시 거론된 규제정책이 이렇게 빨리 진행되리라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보편적으로 금융권에서는 연말로 갈수록 대출을 줄이긴 해서 타이밍이 안 맞는 사람들은 연말에 유동성 확보로 고생을 할 수는 있겠다 정도만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4월 당시에는 현재 금융위원장인 고승범 위원장이 당시에는 부임 전이기 때문에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매파로 분류되던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임명이 8월이었으니 시차가 있긴 했지만 시차가 있다 하더라도 위원장 임명이 새로 되고 나서는 어떤 변수가 있을지 시장을 다시 한번 면밀하게 바라봐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네요.
상승장이 너무 길었던 탓인지 너무도 당연하고 오만하게 시장을 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10월 말에 다시 나온 가계부채 강화 관리방안을 정독하면서 내년에도 대출 여파로 인한 충격이 쉽게 가라앉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하향으로 진입할만한 요소가 아직은 보이지 않고 대출규제 안에서도 예외 되는 항목들이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며 시장 참여자들이 적응만 하면 상승으로 다시 전환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적응 기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가 문제인데 과거를 보면 규제로 인해 조정되던 시장은 보통 3-6개월 내로 다시 회복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수적으로 내년 3월 봄 정도면 충분히 반등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건 그냥 저의 생각인 것이고 오늘 이 글을 적는 이유는 변수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로 인해서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역시 인간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배움을 얻는 것 같습니다.
저야 뭐 지금 딱히 투자한 것이 없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적인 경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간접경험 만으로도 현장의 분위기와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힘없고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듯이 시장은 자연과 같고 그 안에서 투자자는 그저 한낱 먼지와 같은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는 겸손한 자세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어려움 없이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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