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부터 시작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결국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갑자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요?
위 자료는 지난 4월 29일 금융위가 발표했던 가계부채 관리방안 보도자료의 한 부분입니다. 제가 붉은색으로 표시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금융당국은 올해까지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5~6%로 관리하겠지만 내년은 다시 4%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합니다.
아래는 어제 올라온 메일경제 뉴스입니다.
기사를 더 읽어보면 NH농협(7.14%), 하나은행(5.23%), KB국민은행(5.06%)은 이미 증가율 5%를 넘어섰고 우리은행(4.24%)도 다음 달이면 5%에 진입할 예정이며 신한은행(3.16%)만이 그나마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히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주목할 부분이 있는데 최근 9개월간 전세자금대출의 증가율이 105조2천127억원에서 121조7천112억원으로 15.68%나 상승 한 부분입니다.
올해 늘어난 가계대출에서 전세자금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하는 만큼 그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고 할 수 있는데 만약 시중은행이 전세자금대출을 막지 않는다면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준을 맞출 수 없어 이와 같은 현상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위가 이 같은 관리방안을 제시한 이유로는 우리나라가 주요 국가 대비 가계부채의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증가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금리 상승 및 대외충격에 따른 취약부문 부실화 등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이것에는 동의를 한다 하더라도 피해를 보는 서민들에 대한 후속대책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불과 몇 주 지나지도 않았지만 워낙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 화제성이 크다 보니 전세자금대출규제를 두고 부동산 시장의 하락이 시작되었다는 섣부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더군요.
관련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부동산 시장의 하락이 시작되었다는 말에 동의하기는 힘듭니다. 물론 당장 직격탄을 맞는 분들은 계실 겁니다.
예를 들어 입주를 해야 해서 잔금대출을 해야 하는데 그 금액이 기존 계획보다 줄었다든가 (현금 확보를 갑자기 해야겠죠) 전세입자를 맞출 때가 되었는데 임차인이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어 자금 흐름이 꼬였다든가 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실입주자도, 임대인도, 임차인도 피해를 입는 것인데 이 같은 일은 전세금이 높은 서울 및 수도권뿐만이 아닌 모든 지역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것이 부동산 시장을 하락으로 끌어내릴 만큼 본질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택시장의 상승과 하락은 결국 시장에 누적된 실질적인 공급량이 얼마나 되느냐입니다. 물론 전세가는 실수요자들의 가격인 만큼 부동산 시장의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세가가 흔들린다면 시장이 불안해지긴 할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 약 3개월이 지나면 22년이 시작되고 가계 대출이 다시 풀릴 것이라 결국 수습이 되긴 하겠죠. 다만 증가율 4%를 맞춰야 해서 기존처럼 전세가 상승을 대출로 온전히 받아내기는 힘들겠지만요. 아! 번외로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분위기상 전반기에 대출액이 빠르게 소진될지도 모르니 임대 놓으실 분이나 전세로 이사하셔야 하는 분들은 전략을 잘 짜셔야 할 듯합니다.
정리하자면 전세가 역시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 지금과 같은 기조가 장기화된다면 공급량이 부족함에도 가격 상승의 방어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상승과 하락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실질적인 공급량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는 이 자체로 하락을 만들지는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더군다나 전세자금대출은 이미 복지 개념처럼 받아들여진 지 오래라 민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강하게 밀어붙이기만 해서 될 건 아니거든요.
오늘은 한 간에서 떠도는 전세자금대출 규제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하락에 대한 제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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