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조심하라니 무슨 말인가 하실 텐데요. 아마 아실만한 분들은 다들 아시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노후도 여건은 갖추어져 있었으나 재개발을 하기에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았던 많은 곳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제는 개발압력을 받는 지역들이 많아졌습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결국 서울 및 수도권, 광역시는 재개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시 확장의 한계도 있고 구도심이 노후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기 때문인데요. 그러다 보니 재미난(?) 장난을 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졌더군요.
바로 노후된 지역에 선진입해서 임의로 구역 경계를 만들고 현수막을 걸고 시세 상승을 선동하는 사람들입니다. 현장에서는 구역 경계 나누는 것을 그림 그린다고 표현하면서 화가들이라고 웃으며 이야기하더군요.
암튼 본격적으로 말씀드리기 전에 아래 내용에 대한 이해는 있어야 합니다. 정말 간단하게만 적을게요.
재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근거로 하여 지자체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만들게 됩니다. 이때 여러 절차를 거쳐 정비예정구역을 결정하고 이후 여건에 따라 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 재개발이 시작되는 것이죠.
또는 주민들이 직접 지자체에 재개발을 하고 싶다고 제안할 수도 있는데요. 이때는 주민 동의율 10%를 채워 지자체에 정비구역지정 요청을 하면 해당 지자체는 관련 검토를 해서 적정하다고 판단하면 역시 여러 절차를 거쳐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게 됩니다. 이 역시 재개발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어야 보통 우리가 들어본 '00구역' 이렇게 말하게 되는 겁니다.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여기까지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자! 그럼 자세히 봐야 할 구역들이 있는데요. 바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도 않았고 지자체에서 예정구역으로 검토하고 있지도 않은데(또는 외부로 알려 있지 않음) 주민들이 직접 제안을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곳은 초기 재개발 구역이라고 선동하며 투기세력이 장난치기에 정말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마치 구역이 지정 될 (혹은 된) 것처럼 '00구역', '00추진구역' 이라고 하죠.
정말 순수하게 주민들이 동의서를 걷어서 진행을 하는 것이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보통 원주민들은 이런 걸 어떻게 진행하는지 할 수는 있는 건지 법적 절차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시간적 여력도 안 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정비업체 같은 재개발 사업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들이죠. 이런 방식이라면 일단 별 문제가 없습니다. 어쨌든 추진의 주체가 원주민들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는 외부에서 들어온 선동하는 세력입니다. 일단 개발압력도 어느 정도 있고 노후도도 심화된 곳이라면 미리 조용하게 주택을 다수 매집해 놓고 선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기들 마음대로 선도 긋고 현수막도 걸고 원주민들에게 재개발을 하자며 선동을 하는 것이죠. 그러면서 동의서를 걷는 겁니다.
법적 절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보니 원주민들도 혹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무슨 돈을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자기도 소유자인데 이대로 있어서 되겠느냐며 선동을 하는 겁니다.
그럼 주변에 소문이 나게 되고 마치 정말 재개발을 할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일부 순진한 외부인들이 매수를 하며 거래가 빈번해지면서 시세가 상승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P가 붙는 것이죠.
이렇게 시세가 상승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선진입했던 선동꾼들은 시세차익만 얻고 빠져버립니다.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빠지는 건 뭐 그렇다 치고 애초에 재개발 요건을 만족하지도 못했고 그냥 노후도만 높았던 곳이니 당연히 재개발 구역지정은 물거품이 됩니다. 물론 먼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이렇게 되는 겁니다.
재개발이 되는 곳인 줄 알고 프리미엄까지 주면서 매수한 외부인들과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던 원주민들은 허무하겠죠. 특히나 원주민들간에는 갈등도 있었을거고요. 그러니 이렇게 초기 재개발 구역은 정말 신중하게 접근하셔야 합니다.
본인이 투자한 경험이 많아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따져 볼 수 있는 공부도 되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재개발이 정말 될 수는 있는지 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등 다각도로 검토를 할 수 있어도 100% 확실히 알 수 없는게 재개발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런 초기 단계는 정말 너무나 위험한 투자입니다.
초보 투자자가 분위기에 휩쓸려 패닉바잉 할만한 투자처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아무런 지식이 없이 그냥 휩쓸리듯이 샀지만 재개발이 될 수도 있고 분위기 좋을 때 중간에 팔고 나와 시세 차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정말 잘한 투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운이 좋았던 게 아닐까요? 이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다음에도 운이 내편에 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전국에 초기 재개발 또는 재개발 추진구역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곳들 중 상당수는 그냥 거품처럼 꺼질 곳들입니다. 그러니 수많은 곳들 중에서 옥석을 가릴 줄 알아야 합니다.
요즘 분위기를 보다 보니 위험한 투자처도 많이 보여서 걱정되는 마음에 글을 남겼습니다. 혹시 도움이 되실지도 모르니 제가 올린 포스팅 링크 걸겠습니다.
2021.08.14 - [모르는 것 보다 낫다] - 재개발 예정지 스스로 판단해보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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