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보다 빨리 다가온 설날이 벌써 끝나갑니다. 임시휴일 포함하면 내일이 연휴의 마지막 날인데 내일이 되면 출근 생각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질 테니 오늘이 연휴의 마지막 날 같은 느낌도 듭니다.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던 때가 2013년 말 정도 되었을 겁니다. 그때는 '오르겠어?'라는 물음표가 시장에 만연했으며 2014년이 되어도 수도권에서는 계속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그렇게 바닥에서 의문과 확신들 사이에 손바뀜이 일어났고 수도권부터 본격적인 상승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이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던 사람들 중에서도 지금 수준의 폭등하는 시장을 단언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사이 정부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아직 시장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이제는 너무 올랐다는 분들도 있고 아직 몇 년은 더 갈 것이다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억지스럽지만 문득 시장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면 이번 설 연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명절 연휴가 하루밖에 남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큰 분들도 계실 테지만 그래도 하루 더 남아있는 것이 어디냐며 행복해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 꿀 같은 연휴에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무척 많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연휴였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다시는 맞이 하고 싶지 않은 명절이었을 겁니다. 같은 시간을 살아도 우리가 바라보는 곳은 가지각색입니다.
이번 상승장에서 큰 자산의 증식을 이룬 분들은 행복하시겠지만 내 집 하나 갖기 어려웠던 서민들은 큰 공허함을 느꼈을 겁니다.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의 정책은 효과도 있었지만 부동산 가격은 결국 폭등했으며 실거주자의 내 집 마련까지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정부도 나름 한다고 했겠지만 부작용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기 마련이며 내가 서있는 곳이 달라지면 바라보는 곳도 달라지게 됩니다. 정부는 정부의 역할이 있고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과 국민도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을 욕하기보다 서로의 입장을 헤아린다면 시장을 투명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미래의 이야기는 신의 영역이라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가깝게 다가가려 노력할 뿐입니다. 그리고 실수를 줄이려 할 뿐입니다.
이번 부동산 상승의 끝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일상으로의 복귀와 다음 명절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 단 하루라 할지라도 남은 휴일을 잘 보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하루의 휴일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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