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내린 집중호우 피해로 인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반지하 주택을 없앤다는 뉴스들이 보도되었던 것을 기억하실 텐데요.
모르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미 서울시는 오래전부터 신축 주택을 지을 때 반지하를 주거 공간으로 허가하는 것에 상당한 제한을 해왔었습니다. 실제 신축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반지하를 허가해주는 지역구와 허가를 해주지 않는 지역구를 구분하는 것은 수익률을 분석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자 그럼 이번 오세훈 시장의 코멘트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이미 있는 반지하를 없앨 수 있을까? 소유주들의 반발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반지하에 살고 있는 임차인은 어디로 가야 할까?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 가능할까?로 생각이 확장되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답은 간단합니다. 반지하가 많고 상습 침수구역인 곳은 주거 여건이 좋지 않은 곳이 대부분일 겁니다. 오래된 빌라나 다가구 밀집지역일 테고 그렇다면 재개발이 시급한 곳이거나 당장은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어렵지만 재개발을 할만한 여건이 어느 정도 갖춰진 곳이 많을 겁니다.
즉 요즘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이나 가로주택, 모아타운 등 소규모 재개발로 반지하 멸실 문제를 대응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이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향후 민간영역으로 확장되겠죠) 등 공공성 확보를 필요로 하는 재개발 사업까지 정비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면 재개발 요건이 부족했던 곳 까지 정비사업이 가능해지므로 생각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핵심은 반지하의 멸실이 아니라 반지하 소유주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실거주하는 임차인의 거주문제까지 해결하면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재개발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아마도 반지하가 많은 곳은 임대아파트로 기부채납 해야 하는 것이 조금 더 까다롭게 요구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부분만 잘 조율되면 오히려 각종 심의에서 빠른 허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많은 곳을 한 번에 재개발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반지하가 많으면서 상습침수구역이 우선순위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죠. 다만 순위를 정할 때 이주수요도 고려해야 할 듯합니다.
멸실이 되면 이주 수요가 발생하고 이주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면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매가도 밀어 올리게 됩니다. 그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게 되죠. 대선을 준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입장에서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주변에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진행되는 곳이 많아 이주 수요가 겹칠 것 같다면 우선순위에서 조금 뒤로 밀릴 수도 있어 보입니다.
결국 반지하 멸실에 대한 대응의 구심점은 정비사업이 되겠지만 그밖에도 지역구에서 자체 매입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바꾼다던지 하는 방법도 병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리는 부분은 사실 부동산 투자를 해오신 분들이라면 아마 대부분 해봤을 생각일 겁니다. 자신이 투자를 하는데 이번 오세훈 시장의 코멘트를 보면서 "저게 말이 돼?", "기존 사람은 어쩌라고?", "재산권 침해 아니야?"라는 생각만 하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지자체장이나 정치인의 발언이 어떻게 시장의 흐름과 연결되는지 고민해보는 시간도 갖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세훈 시장 이후에 새롭게 오게 될 후임 시장도 침수문제나 반지하 문제에 적극적인 자세로 정책을 이끌어 나가 이번 여름과 같은 이재민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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